한국 종이접기, 오리가미와 ‘맞짱’

1천년 넘게 내려온 전통문화
일본의 종이접기 '오리가미'는 한장의 종이를 접어 여러가지 모양을 만드는 놀이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민족도 고유의 종이접기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1천년 넘게 내려온 전통의 종이접기는 그 형태와 완성도에 있어서도 일본의 그것과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점이 아쉽다.이에 재단법인 종이문화재단(이사장 노영혜)이 해외 곳곳에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인 종이접기를 알리고 있다.

종이접기가 인류화합의 큰 기틀을 마련한다는 철학에서이다.

종이는 외부와 차단하는 역할을 감당하면서 환경에 따라 신축적으로 움직이는 소통이 가능한 소재다.

질긴 섬유질 사이로 빛을 투과시키고 공기를 소통하며 습도를 조절하는 종이의 특징은 접기 문화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종이는 우리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특별한 ‘오브제’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우리나라의 종이접기는 종교적 의미에서부터 생활 속 깊숙한 부분까지 우리의 삶과 연계를 두고 있다.

무속에서는 삼신 모자 접기가 있는가 하면 불교에서는 종이 연등이 있고, 유교에서는 제사를 지내는 지방 접기가 종이접기 문화와 연계돼 있다.

생활 속에서도 종이문화는 다양하다.

지통, 붓통, 찻상, 장, 반짇고리 상보, 예단상자에 이르는 종이 공예품부터 부채, 복주머니, 색실 상자, 실첩 등 일상생활용품으로까지 종이접기는 널리 이용돼왔다.

어린 시절부터 대대로 이어온 종이접기놀이 역시 우리에게는 익숙한 문화다

그런 바람을 이어가며 전 세계에는 한국의 종이접기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종이접기로 세계화를 종이접기로 평화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종이문화재단과 세계종이접기연합은 미국, 중국, 몽골, 필리핀, 러시아 등 22개국 45개 도시에 지부를 설치해 한국어로 종이접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종이접기로 하나 되는 문화의 연결은 그렇게 세계를 향해 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전통문화의 연장 선상에 종이접기가 있음을 역사적 문화적으로 고증하는 학술포럼이 열렸다.

종이문화의 날을 맞이해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종이접기 역사 포럼은 종이접기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임을 알리고, 연구자들의 성과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종이문화재단의 종이문화명인 26명의 대표작품과 종이 나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작품이 선보여 큰 관심을 끌어냈다.

노영혜 종이접기재단이사장은 “1987년부터 한국 종이문화 부활 재창조 운동을 시작, 종이접기 강사를 30만 명 배출해 종이접기가 국내에서는 생활문화로 정착됐지만, 우리 종이문화에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해외에 나가 종이접기 세계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고깔 8천만 개 잡아 모으기 운동도 종이접기 세계화와 함께 펼치고 있다”며 포럼 개최의 변을 밝혔다.

노 이사장은 “언어 소통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는 종이접기를, 세계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특별한 퍼포먼스로 발전시키고자 세계 무대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포부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