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칠해줘’ 실버들에게 인기?

걸그룹 그 이상을 선보이다
5년 차를 맞은 걸그룹 마마무가 스스로 제2막을 열었다. 새해 첫 곡으로 선택한 발라드곡 '칠해줘'는 마마무가 사랑받은 여느 히트곡과는 장르는 물론 비주얼 콘셉트와 창법 등 많은 부분에서 확연히 다르다.

 

뮤직비디오는 ‘우리는 걸그룹이란 카테고리에만 머물기엔 아쉽다’고 말하는 듯 당찬 자신감이 느껴진다.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화사가 흡입력 있는 목소리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는 오직 네 멤버를 정직하게 잡은 샷과 피아노 한 대로 4분여의 러닝타임을 꽉 채운다.

화려한 세트장에서 복잡한 스토리를 전개하는 기존의 아이돌 뮤직비디오와는 사뭇 다르다.노란색의 화사, 파란색의 솔라, 빨간색의 문별, 하얀색의 휘인은 자신들이 상징하는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고혹적인 표정과 깊이 있는 목소리로 영상의 기승전결을 이끌어간다.

이들이 의지하는 것은 소품이나 조명, 군무가 아닌 오직 목소리 그 자체. 그런데도 4분여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특히 그동안 랩 포지션으로 알려졌던 문별이 보컬로 나선 점은 이번 신곡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다.

2014년 6월 데뷔한 마마무는 비주얼 형 아이돌그룹이기보단 가창력이 뛰어난 보컬그룹의 색이 더 짙었다. 본격 데뷔 전에 선보인 ‘행복하지마’는 이들의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지만,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멤버들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때 이른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해 폭넓은 대중성을 얻진 못했다.
이후 마마무는 ‘Mr.애매모호’와 ‘음오아예’, ‘넌is뭔들’처럼 음악에 유쾌한 터치를 가미한 댄스곡을 선보이며 3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가창력은 물론 고난도의 춤과 남장을 포함한 다양한 비주얼 콘셉트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그러면서도 파워풀한 성량과 무대에서 보이는 이들 특유의 에너지로 타 걸그룹과 차별성을 띄며 차근차근 정체성을 쌓아갔다.

데뷔 5년 차에 내놓은 ‘칠해줘’는 기존 사랑받았던 곡의 스타일을 따르기보단 마마무만이 할 수 있는, 그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했다. 화려한 수식이 없어도 허전하지 않은, 오직 목소리와 그루브에 집중한 ‘마마무 스타일’, 그것의 밑그림을 선보인 곡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내보인 자신감에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발매한 지 하루가 지난 5일 현재 ‘칠해줘’는 2개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6개 음원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본격적인 방송활동에 나서며 라이브 무대를 꾸민다면 순위는 지금보다 상승할 수 있다.

데뷔 초 보컬 그룹과 걸그룹 사이의 모호한 위치에 있던 마마무는 이제 어떤 곳에 속해도 어색하지 않고, 딱히 한 곳에 속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보인다. ‘마마무’라는 대체 불가한 자신들만의 필드를 확실히 보여주기 시작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