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情) 그만 주고 싶어

–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자 – 영하의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4일, 산책객이 자주 왕래하는 오산천 수변공원 길목이다. 한 여인이 양지바른 길모퉁이 구석진 곳에 앉아 꽃과 편지를 앞에 두고 묵념을 하고 있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산다는 김영순(60·여) 씨다. “지난해 이맘때쯤 12년을 키워왔던 반려견인 푸들 암컷 엄지가 죽어 이곳에 묻었다”는 김 씨는 “상실감과 죄책감에 일이 손에 잡히지 […]

–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자 –

김영순(60·여) 씨가 반려견이 묻힌 곳에서 꽃과 편지를 앞에 두고 묵념을 하려 하고 있다.

영하의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4일, 산책객이 자주 왕래하는 오산천 수변공원 길목이다. 한 여인이 양지바른 길모퉁이 구석진 곳에 앉아 꽃과 편지를 앞에 두고 묵념을 하고 있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산다는 김영순(60·여) 씨다.

“지난해 이맘때쯤 12년을 키워왔던 반려견인 푸들 암컷 엄지가 죽어 이곳에 묻었다”는 김 씨는 “상실감과 죄책감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보고 싶어서 눈물도 많아 흘렀습니다. 엄지는 애교도 많고 나를 잘 따라주어 더 살뜰하게 키웠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라고 했다.

지나가던 한 산책객은 “예뻐서 키우다가도 귀찮으면 반려견을 학대합니다. 사람 살기 힘들다고 반려견을 아무 데나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듯 생명 존엄에 대한 최소한 양심과 가책도 없는 사람이 많은 요즈음에 김 씨를 보니 마음이 찡합니다”라고 말했다.

실버넷뉴스 최정희 기자 juan1016@silver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