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스크에 바닥 찾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
코스피의 주간 하락률이 3%를 넘어선 것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크던 작년 6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번 주(14∼18일) 코스피는 북한과 미국의 강대강 대립과 원화 약세, 외국인 매도라는 부정적 요인으로 전반적인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국내 증시의 여전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으로 낙폭은 제한될 전망이다.지난주 코스피는 전 주말보다 75.73포인트(3.16%) 내린 2,319.71로 마감했다.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이용한 괌 포위 사격을 계획하고 있다며 도발하고 이에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졌다.

외국인은 한 주간 8천82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조정을 받는 가운데서도 금융투자, 연기금 등의 대기 매수수요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제한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실적이 견조한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주요국 중 한국이 가장 싸다는 논리는 여전히 성립한다”며 “2,300선 초반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에 의한 하방경직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 수위조절과 대화 가능성 언급, 중국의 ‘쌍 중단’ 요구 등으로 미뤄 볼 때 미국이나 북한의 선제타격이 현실화하기보다는 다자간 중재를 통한 북한 리스크 축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조정에 대해 “21일 을지훈련에 대한 북한 내부의 사전적 경계감과 막무가내 트럼프의 설전이 만들어낸 단기 노이즈 성격이 우세하다”며 “이번 조정의 본질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섹터에 누적된 주가·밸류에이션 상승의 피로도 해소 과정에서 출발한 외국인의 비중축소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주 코스피에서는 외국인 IT주 투매의 여진, 환율 변동성 확대, 지정학 리스크 확대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중장기 긍정론을 넘어서면 2,300선까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펀더멘털상 바닥인 2,350선 이하 구간에서는 투매보다는 보유, 관망보다는 저점 매수를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장기적 성과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실적과 밸류에이션, 수주 모멘텀이 담보되는 IT주 옥석을 가리고 유가 민감주와 상대적·절대적 안전지대인 은행과 생명보험 관련 종목의 중장기 저가매수 호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발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더라도 달러화 반등 시도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세 분위기는 지속하면서 신흥국 증시와 상품시장에 또 다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270선을 1차 하방 지지선으로 제시하고 “코스피 실적 기대심리 약화 속에 달러화 반등이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차익 매물 압력에 따라 코스피의 레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