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 한옥마을에서 맞이하는 세시 풍습 –
지난 21일은 동지이다. 동지는 24절기 중 밤이 가장 긴 날로 동짓날을 기준으로 낮이 길어져서 태양이 부활이라는 의미를 지녀 선조들은 동지를 작은 설로 여겨 쇠었다.
오후 1시 30분에 남산 한옥마을에는 동지 세시 풍습을 같이 즐기려는 시민들과 우리나라 풍습을 함께 지키려는 외국 관광객이 모여 즐겁게 지냈다.
메타기획 컨설팅 ‘정가회’의 주관으로 열린 동지 축제는 ‘따뜻한 겨울애(愛) 동지(冬至)’라는 주제로 은은한 우리나라 민요 가락이 흐르는 가운데 동지첨치 ‘동지 팥죽 시식’하기, 동지 책력 ‘동지 달력’ 나누어 주기, 동지 부적 ‘부적 찍기’, ‘소원지’ 써서 걸기, 공연 단체 ‘필락’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동지 팥죽 나누어 먹기는 ‘정가회’회원들이 준비한 팥물에 직접 새알을 현장에서 만들어 솥에 넣고 끓였으며 워낙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 11시에 시식하고 싶은 사람 150명을 신청을 받아 12시에 팥죽을 나눠 먹었고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인 오후 1시에 신청을 받아 2시에 먹었다.
우리 선조들은 팥죽은 붉은색 팥이 귀신과 재앙을 면하게 해준다고 믿었으므로 팥으로 죽을 쑤어 이웃과 나누어 먹었고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려 액운 막이를 했다.
동지 팥죽에는 ‘새알심’을 넣어 끓였는데 가족의 나이 수대로 끓였으며 새알을 넣은 팥죽을 먹어야 제대로 한 살을 먹는다고 했다.
동지 부적코너에서는 뱀 부적과 호랑이와 매를 그린 부적 두 종류를 준비하고 부적을 골라 직접 찍는 체험을 하도록 하였다.
부적은 종이에 글씨나 그림, 기호 등을 그린 그림으로 재앙을 막아주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주술적인 도구로 집안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닌다.
함께한 사람들은 동지 부적을 직접 찍어 보고 행운과 평안이 가득한 새해를 기원했다.
뱀 부적은 뱀 사(蛇) 글자를 붉은 인주에 찍으며 이 부적을 거꾸로 문 위에 붙이면 뱀(액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고 하며 호랑이와 매의 부적은 화재, 수재, 풍재(바람) 등 삼재(三災)를 막아 준다고 했다.
소원지 쓰기 코너에는 한지와 필묵이 준비되었고 다가올 2017년(정유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을 적어 높다란 솟대에 매인 새끼줄에 매달도록 하였다. 이렇게 소원을 적은 소원지는 2017년 2월 11일, 정원 대보름에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달집과 함께 태워 하늘로 날려 보낸다.
부적을 찍은 사람이나 소원지를 써서 새끼줄에 맨 사람들에게 곽수연 화백이 그린 세시 풍습이 적혀진 ‘남산한옥마을 2017년 달력을 나누어 주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젊은 연희단체인 ‘필락’한옥마을 마당에서 ‘길놀이’, ‘비나리’ 등 우리 민요를 들려주는 공연을 펼쳐 관중들이 많은 박수를 보냈다.
이용섭(73·동대문구 장안동) 씨는 “고향이 강원도 홍천입니다. 어린 시절 동지에는 어느 집이나 팥죽을 쑤어 차가운 곳에 두고 며칠을 두고 먹었습니다. 우리의 옛 정취를 되살린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새알이 든 팥죽을 먹으니 어린 시절 고향 생각이 더 납니다. 풍습이지만 부적도 찍어 보았고 기도하면서 가족들의 건강과 화평, 우리나라의 평안함을 적어 곱게 새끼줄에 매었습니다. 올해는 나라 안팎으로 어려웠지만, 새해에는 우리나라가 안정되고 모든 국민이 편안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실버넷뉴스 이재중 기자 leejj820@silver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