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사별하고 청주에서 혼자 사는 김모(74)씨는 지난달 119구급차에 실려 종합병원 응급실 신세를 졌다.
차로 15분 거리에 살던 김씨의 아들(55)은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급히 응급실로 달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아들은 “아버지가 당뇨가 있어 자주 문안하는 편인데, 갑자기 쓰러지셔서 깜짝 놀랐다”면서 “홀로 갑작스럽게 변고라도 당해 임종을 못하면 어쩌나 늘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그는 최근 가정용 CCTV를 아버지 집에 설치했다.
2013년 12월부터 가정용 CC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이동통신사 가입자가 지난해 3월 기준 11만명을 넘어선 뒤 불과 10개월이 지난 지난달에 무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통신사가 제공하는 가정용 CCTV 서비스에 가입하면 집안 상황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인체 감지센서가 제품에 내장돼 있어 감지 정보를 스마트폰 문자로 받아볼 수도 있다.
A사 관계자는 “방범용이나 반려동물을 위해 설치를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홀로 사는 부모님 집에 설치하는 가입자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가정용 CCTV 서비스를 제공하는 B사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가입자 수가 4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홀로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 사례가 잇따르고,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가정용 CCTV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CCTV를 비롯한 이동통신사의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정용 CCTV 상품 가입이 어려운 홀몸노인이 사는 집에는 정부가 활동 감지 센서를 설치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 시작한 독거노인 응급안전 돌보미 시스템은 집에 화재 및 가스감지 센서·호출기를 설치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119에 자동 신고해 응급상황에 대처한다.
농촌 지역 홀몸노인이 많은 충북에서는 2012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천480개 가정에 활동 감지 센서가 설치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대도시에 사는 자녀가 자주 찾아볼 수 없는 홀몸노인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예산이 허용하는 선에서 활동 감지 센서 설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logo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21 06: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