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뉴질랜드로 가는여행

– 대자연의 신비함에 취하다 –
이른 새벽부터 부산하게 움직여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 지 두 시간여 만인 오전 8시 30분 '두바이' 아랍 에미리트(Arab Emirates) 비행기를 타고 우리 부부는 칠순(七旬) 기념관광이라는 대명사를 달고 처음으로 뉴질랜드 여행길에 올랐다.

에덴동산에 오르자 196m 높이의 커다란 ‘화산 분화구’가 버티고 있다.
 
두바이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아랍 항공기라는 이름과 얼굴 한쪽을 하얀색 스카프로 가린 여승무원들을 마주칠 때마다 조금은 긴장되었다.

그러나 2층으로 된 가장 큰 항공기라 흔들리지도 않고 좋다며,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는 아들의 당부에 애써 안심하고 탑승하였다. 그런데 뉴질랜드에서 두바이 다니는 항공기인데 한국 여승무원이 딱 한사람 있어 무척 반가웠다.

3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이 지난 뒤 우린 오클랜드 공항에 마중 나온 관광안내자와 만났는데 지금은 관광시즌이 아니라 이번엔 우리뿐이라며 그가 공연히 멋쩍어했다. 뉴질랜드는 태어나 처음이라 많이 즐거울 거라고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이게 뭐람!

하지만 어차피 벌어진 상황이니 관광담당자의 안내에 충성하기로 하고, 3명이 함께 즐기자고 마음을 모았다. 한국 같으면 가을이 만연한 9월 막바지이지만 뉴질랜드의 북섬인 오클랜드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다 그치다 를 반복하다 먹구름이 위협을 주기도 하는 오전 11시쯤 제일 먼저 오클랜드 ‘에덴동산에’ 첫발을 디뎠다.

에덴동산에 오르자 196m 높이의 커다란 ‘화산 분화구’가 버티고 있는데 온통 초록빛 잔디가 인상적이었다. 여기서부터 이명수(53) 씨의 관광안내가 시작된다. “오클랜드는 지난 14만 년간 53개의 화산 분화구가 솟아올랐다.” 고했다.

“그중에서 이곳이 제일 큰 분화구이고, 1700년경엔 분화구 안에서 원주민 (마오리족) 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현재도 남아 있고 크기는 올림픽 수영장에 3만 2,000개 정도를 채울 수 있는 용암이 들어있었다”고 했다.

“뉴질랜드의 전체 인구는 약 400만 명으로 부산시 인구와 비슷하며, 이중 북섬인 오클랜드 인구가 150만 명이고 전체 면적은 남한의 약 2.7배로 일본과 비슷하고, 2개의 큰 섬인, ‘남섬과 북섬’ 그리고 많은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곳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민은 3만 2천여 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 인도, 다음으로 큰 교민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에서 오클랜드까지는 항공편으로 약 11시간이 소요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태즈먼 해를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부터 1,500km 떨어져 있고, 피지, 뉴칼레도니아, 태평양의 섬들로부터 대략 1,000km 떨어져 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뉴질랜드는 인간이 발견한 마지막 섬 중 하나였다.” 고 했다.

안내자의 정성스런 안내 때문에 우린 늦게 점심을 먹으며 일행이 적으니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농담을 해서 까르륵 웃어대며 신 나는 뷔페로 점심을 먹은 후 이제 한국전 6·25 참전 뉴질랜드 용사들께 묵념하러 기자며 ‘도브 메이어 로빈슨’ 공원(Dove Myer Robinson Park)으로 갔다.

공원에는 한국 6·25 참전비가 있는데, 경기도 가평에서 가져온 석재에 ‘영원히 기억하리’라고 한글로 새겨놓은 기념탑이 있다. 1950~ 1953년 한국전에서 숭고한 정신으로 참전해준 뉴질랜드의 용사들에게 바친 글이다. 우리도 감동의 고개를 숙이며 경건하게 묵념을 올렸다.

공원은 잘 가꾸어진 잔디와 뉴질랜드 토종나무로 보호받고 있는 ‘포호투카와’ (Pohotukawa)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으며, 일명 ‘크리스마스나무’라고도 한다. 크리스마스 때 붉은 꽃이 장관을 이룬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그중 한그루는 어마어마하게 큰데 이 나무가 차지하고 있는 땅이 8백 평이라고 한다. 나무의 수고는 50m나 된다고 하며 옆으로 누워서 뻗어 가며 둘레며, 높이며 대단한데 지금은 초봄이라 엉성한 편이지만 12월 (이곳 봄)에 꽃이 피면 대장관 이라고 해서 이제 언제 또 와서 볼 수 있을까?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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