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손 잡은 북미정상

12초 동안 ‘세기의 악수’
북미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기까지 걸린 세월은 북미간 대립과 갈등의 70년 역사와 같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초 동안 ‘세기의 악수’를 나눈 순간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회담장에 도착합니다.

양손에 각각 서류철과 안경을 든 채 팔꿈치로 차량문을 벌컥 열어젖힌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를 상징하는 인민복 차림이었습니다.

이로부터 7분 뒤 트럼프 대통령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빈손의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 차림으로 김 위원장과 대조를 이뤘지만 표정에 긴장과 비장감이 뒤섞여있다는 점은 비슷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정확히 12일 오전 10시 4분.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다가와 손을 맞잡습니다.

나란히 내걸린 북한의 인공기와 미국의 성조기들을 배경으로 20㎝가 넘는 키 차이를 넘어 12초 동안 계속된 ‘세기의 악수’였습니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듯한 우악스러움 대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악수를 나눌 때 김 위원장의 팔뚝을 치면서 친근감을 나타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회담을 할 것이고 대단한 성공이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은 70년이나 이어진 북미간 반목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체를 향한 첫걸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