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회담장에 도착합니다.
양손에 각각 서류철과 안경을 든 채 팔꿈치로 차량문을 벌컥 열어젖힌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를 상징하는 인민복 차림이었습니다.
이로부터 7분 뒤 트럼프 대통령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빈손의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 차림으로 김 위원장과 대조를 이뤘지만 표정에 긴장과 비장감이 뒤섞여있다는 점은 비슷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정확히 12일 오전 10시 4분.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다가와 손을 맞잡습니다.
나란히 내걸린 북한의 인공기와 미국의 성조기들을 배경으로 20㎝가 넘는 키 차이를 넘어 12초 동안 계속된 ‘세기의 악수’였습니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듯한 우악스러움 대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악수를 나눌 때 김 위원장의 팔뚝을 치면서 친근감을 나타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회담을 할 것이고 대단한 성공이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은 70년이나 이어진 북미간 반목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체를 향한 첫걸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