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1시 30분. 광화문 앞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수십여 명의 시민들이 가로질러 건너옵니다. 하지만 이들 중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는데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박지혜)
취업준비생 송 모(28) 씨는 미세먼지로 일주일만 마스크를 구매해도 몇만 원씩 든다며 착용이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평소에 한 끼 식사로 김밥 한 줄 사먹는데 마스크는 그거보다 더 비싸잖아요. 부담스러워요” – 취업준비생 송 모(28) 씨
아프리카에서 온 린지(Lindsay·35) 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귀찮아서’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아프리카도, (관광했던) 다른 지역도 대기가 안 좋아서 그냥 이해해요” – 린지(Lindsay·35)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야외 근무를 서고 있는 한 경찰은 “습관이 되지 않아 마스크를 잘 안 쓰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여든을 넘긴 신 모 할아버지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건 아는데, 우리는 오래 살 거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은 아직 낯선 게 사실입니다. 녹색건강연대에 따르면 이를 사용하지 않는 성인은 60.1%에 달합니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28%만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죠.자료/녹색건강연대
하지만 최근 서울의 대기 농도는 마스크 없이 다니기에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난 25일부터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계속해서 ‘나쁨(51∼100㎍/㎥)’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는 호흡기를 보호하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특히 일반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더욱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데요.
미세먼지의 입자가 작을수록 폐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관 등으로 유입돼 유해 성분이 인체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자료/「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나라 정부 R&D 동향」이명선
식약처는 특히 미세먼지를 잘 걸러내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식약처의 허가를 인증하는 코리아필터(KF) 등급이 표시된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해야 한다는 거죠.
* KF: Korea Filter의 약자, KF80, KF90, KF99등급으로 나뉨.
마스크 착용 시 ▲한 번 사용한 제품은 재사용하지 않기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대어 사용하지 않기 ▲세탁해서 사용하지 않기 등 주의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자료/식약처, 유튜브(환경부 미세먼지 7가지 행동요령송)
다만, 임산부, 호흡기 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한 이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 후에 착용해야하죠. 자료/식약처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외출 시 가장 확실한 미세먼지 대책입니다. 잠깐의 귀찮음은 잠시 접어 두고 손에 쥐고 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