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소통포럼 연사와의 만남

엄융의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청년정책소통포럼 연사 릴레이 인터뷰

 

경기침체와 고용불황으로 아픔을 겪는 우리 시대 청춘들을 이해하고 방향을 제시하자는 뜻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청년정책소통포럼을 열었습니다. 포럼에서 청년 인턴기자단과 함께 정부의 청년정책 현장을 둘러보며 참여 연사들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봅니다

“건강한 삶은 몸과 마음의 조화에서 출발합니다.”

엄융의(73)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40여 년간 의과대학의 교수로 봉직해 왔다.

그러던 그가 최근 우리 스스로 우리 몸과 건강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자는 뜻으로 대중교양서를 출간했다.

의사 양성과 연구에만 용왕매진해온 그가 논문 탈고보다 대중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정년퇴직 10년 전부터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문제에 천착했기 때문이란다.

그가 서울대에서 10여 년간 진행해온 인문학 강의 ‘우리 몸의 이해’는 ‘서울대 명품강좌’라는 온라인 강연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엄 교수는 청년들에게 “건강정보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시적으로 인간의 몸과 마음을 파악하는 통섭형 사고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라는 뜻의 프랑스어)’의 실천이야말로 인간이 사회 관계에서 성장하는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의학자이면서 철학적 사고의 융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퇴임 후에도 영국 옥스퍼드대 방문 연구원, 중국 시안자오퉁 리버풀대학 객원교수를 지내며 올바른 건강정보와 청년 시기의 바람직한 인생관을 전하는 데 온 힘을 다하는 그이다.

다음은 엄융의 교수와의 일문일답.

– 청년 문제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청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찾고 어떤 길을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인지 찾는 탐색 작업을 해야 한다.

– 최근 발간한 대중교양서 ‘내몸 공부’ 출판이 갖는 의미는?

▲서울대학교에서 약 10년 동안 ‘우리 몸의 이해’라는 교양 강의를 했다. 이번에는 초점을 자신에게 맞춰 자기 몸에 대해 공부를 해보는 게 건강과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요하다는 의미다.

–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도 수학했다고 들었다. 유전자 중심의 미국 의학과 반대되는 영국 의학을 설명한다면?

▲미국과 영국의 의학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에서는 의료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 영국은 국가 의료 제도가 발달해서 국가에서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 건강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

▲영국은 건강이 국가 책임제다. 의료 제도를 국유화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국가에서 병원을 운영한다. 반면 미국은 개인이나 단체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제도다. 나는 국가 차원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본인이 외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어떤 의미인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지위가 높거나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보다 못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 기부를 하는 것이다.

기부 문화를 이야기할 때 옥스퍼드의 한 자동차 재벌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사람이 15살 때 자전거 수리공 일을 시작으로 훗날 자동차 회사의 주인이 됐다. 회사에서 번 돈을 집안에 물려주지 않고 약 12조의 현금을 옥스퍼드 대학에 기증했다. 이것이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 100세 시대가 다가온다. 건강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회가 됐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대중 의학서를 써보려 한다. 병원이나 약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꿔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 의학자로서 청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나만 챙기는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라, 남을 돌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 대해 배려를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건강 유지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