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전 실종된 아들 만나러 갑니다

꿈같은 모자 상봉
아침 집을 나서는 76살 한기숙 씨. 약속 시간까지 4시간 넘게 남았지만 49년 만에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 한 시도 지체할 수 없다.

 

<한기숙 씨> “(아드님 50년 만에 뵙는데 기분이 어떠신지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잠은 좀 주무셨어요?) 못 잤어요. 한 시간도…”

1969년 당시 5살이었던 첫째 아들 원섭 씨는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이웃 누나 말에 속아 따라나섰다 실종됐습니다.

이후 아들을 찾기 위해 전단지도 붙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과 작년까지도 방송에 나가 사연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뜻밖의 낭보는 운명처럼 실종된 아들의 53번째 생일에 들려왔습니다.

<한기숙 씨> “(찾았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갑자기 눈앞이 캄캄하고 말도 안나오고…(아들 만나면) 원섭아 어디서 어떻게 살았니, 그게 제일 궁금하고…어떻게 크고 있고 결혼도 했을 것이고 애도 낳았나 이런 것도 궁금하고…”

모자 간의 반세기 만의 만남은 한 씨 아들 A씨가 부모를 찾아달라며 지난해 등록한 사진의 귀모양과 A씨 실종 당시인 5살 때 사진의 귀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을 알아본 경찰의 눈썰미 덕분이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비로소 49년 만에 서로를 끌어안은 모자는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간에 쌓인 오해를 풀었습니다.

<한기숙 씨> “약간 서먹서먹 했지만 옛날 이야기를 더듬어서 하다보니까 다 맞으니까…땡기는데가 있었어요. 같은 피니까 땡기죠. 우리 아들이 맞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