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중환자들 대부분 한쪽 손 결박-피해 키워”

부상자 2명 의식불명
화재 참사가 벌어진 밀양 세종병원 입원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신체보호대에 한 손이 결박돼 초기 구조활동에 차질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대가 결박을 푸는데 시간이 걸려 중환자들이 유독가스를 들이마시는 바람에 희생자가 크게 늘었다

 

촌각을 다투던 밀양 세종병원 구조현장.

119 구조대원들은 입원 환자들을 둘러업거나 부축해 건물 밖으로 탈출시켰습니다.

하지만 유독 3층 중환자실에서는 구조활동이 더뎠습니다.

환자들이 신체보호대를 착용해 한쪽 손이 침대에 묶여 있었던 탓입니다.

신체보호대는 노인환자들의 낙상 등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구조활동에 지연을 초래,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박재현 / 밀양소방서 구조대장> “한두 분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한쪽 손, 특히 왼쪽 나머지 한쪽 손은 링거를 꽂고 있기 때문에 사이드레일 쪽과 손목과 묶어져 있는 상황인데 거기서 결박을 푼다고 구조하는데 지체가 된 건 사실입니다.”

소방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3층 중환자실에 모두 21명이 입원해 있었습니다.

이 중 20명 가까이가 한쪽 손을 묶인 채 있었던 것입니다.

구조대장은 이 결박을 푸는 데 한 사람당 최소 30초 이상 걸렸고 당시에는 이미 유독가스가 3층까지 확산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3층에 있던 중환자들은 구조대가 결박을 풀고 구조하기까지 30초 넘게 유독가스를 들이마셔야 했습니다.

3층 환자 가운데는 9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37명 중에는 거동이 불편한 2층 환자들이 1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층에 있던 의료진 2명도 숨졌습니다.

5층 입원환자 8명과 1층 응급실에 있던 의료진 1명도 숨졌습니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밀양시 재난본부는 부상자 151명 가운데 9명이 중상자로,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81세 남성은 폐렴 증세가 왔고 46살 여성은 상태가 위중하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