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으로 군중을 친 뒤 달아난 용의자 1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체포됐다.
17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 흰색 밴 차량이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람블라스 거리와 카탈루냐 광장을 잇는 지점에서 갑자기 보도에 있던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람블라스 거리 통제하는 스페인 경찰 [AFP=연합뉴스]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중 10여명 이상이 중상인 것으로 파악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문제의 밴 차량 운전자는 군중들을 차로 친 직후 빠져나와 도주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의자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스페인 EFE 통신에 따르면, 체포된 용의자는 ‘드리스 엘와크비르’라는 이름의 북아프리카 출신 남성으로, 범행에 사용된 밴 차량을 렌터카 업체에서 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직후 용의자 중 한명이 소총으로 무장한 채 람블라스 거리 인근의 한 주점에 은신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스페인 경찰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일간 방과르디아는 경찰과 총격전 끝에 용의자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지만, 이 소식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차량돌진테러 일어난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의 경찰[EPA=연합뉴스]
당국은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뒤 시민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한편, 인근 상점들에 일시 폐쇄를 명령하고 근처의 지하철역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카탈루냐 경찰청은 트위터를 통해 람블라스 거리 인근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으며, 달아난 용의자를 두어 시간만에 체포해 모처로 압송, 범행 동기와 배후 세력을 캐고 있다.
주스페인 한국 대사관은 “모든 직원들을 동원해 한국인 안전여부 및 피해여부를 파악 중”이라며 “현재까지 한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테러가 발생한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관광도시로, 람블라스 거리는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의 상점들이 모인 유명 관광지이며 평소에도 시민과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다.
서유럽의 프랑스, 벨기에, 독일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배후로 한 각종 테러가 잇따라 일어났지만,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테러로부터 안전지대로 꼽혀왔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2004년 3월 수도 마드리드에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세력이 통근열차를 상대로 폭탄 테러를 자행해 191명이 숨진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