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맛·소리 되살리는 뻥튀기 장사 –
영하의 추운 날씨 때문인지 지나던 승용차에서 차 유리만 내린 채 직접 원하는 상품을 골라 바로 사 가기도 했다.
어린아이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가 차에서 내려 본보기 제품을 맛보며 마음에 드는 튀밥을 사 가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후, 대전 태평 전통시장 입구에서 검정 고깔모자를 눌러 쓴 정명수(74·유천동) 씨가 숙달된 손놀림으로 뻥튀기 기계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는 비가 오면 장사를 못 한다며 “뻥이요” 하고 고개를 들어 소리를 크게 냈다. “주위 분들이 놀라면 안 되지요. 제일 먼저 경고하는 소리를 지른답니다”라고 설명했다.
곡물을 넣기 전에 기계가 달궈져야 하는데 지금처럼 손님이 없으면 정지 상태 기계를 달구고 모두 약 40분 정도 가열한 다음에 튀깁니다”라고 말했다.
2년 전 직장 근무 중, 응급환자로 병원에 실려 간 후 회복은 됐지만, 생계가 막막하여 생각해 낸 것이 제빵장사 15년 경험을 토대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당시의 고통을 회상했다.
안경 너머 신중한 손놀림으로 깡통에 든 곡물을 한 톨이라도 흘릴세라 조심스레 기계 속으로 부어 넣었다. 그런 다음 차량에 길게 걸어 놓은 홍보용 현수막을 가리켰다.
뻥튀기 종류는 약 16가지라고 했다. 쌀, 콩, 현미, 메밀, 강냉이, 율무, 인삼, 돼지감자, 무말랭이, 밤, 우엉, 떡 등 튀밥 재료를 가지고 오면 기계 속에 넣고 압력용 지렛대로 잘 죄고 가스버너에 불붙이면 피댓줄에 연결된 핸들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됐다면서 차위로 껑충 오른 정 씨는 맨 먼저 ‘뻥이요’라고 경고한 후 고리 장치를 잡아당기고 압축 핸들을 돌렸다. 방음 장치 뚜껑을 열자 속에서 하얀 증기가 하얗게 뿜어져 나왔다.
정 씨는 기구 얼개를 소개하며 “여러 가지 준비된 장비를 자동차에 싣고 이동합니다. LP가스 버너를 이용하므로 강력한 화력은 물론, 예전에 사용하던 그물망 설치도 이젠 없습니다”라며 “소음방지 덮개를 설치해 튀밥 터질 때 나는 소리도 작아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실버넷뉴스 장창호 기자 tpjch0718@silver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