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학이 넘치는 전통 놀이 –
“1년 만에 손님 여러분께 큰 절 올리겠습니다(흥보). 저도 올리겠습니다(마당쇠). 이것 봐!, 자넨 뭔데 나타나서 설쳐 대냐(놀보가 마당쇠한테)?”
“아! 보면 몰라요 마당쇠. 마당쇠…” “마당쇠? 그런 역할 없었는데, 언제 만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누가 만들었어(놀보)” “어제요, 어제(마당쇠)”.
15일 오후 영하의 날씨에도 해오름 공연장 매표창구와 로비는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관객도 청소년부터 90대 실버까지 다양했다.
이번 마당놀이는 최근 시국을 풍자하는 내용이 많았다. 전체 8장으로 구성된 공연은 주인공 놀보(김학용), 흥보(유태평양), 놀보의 처(조유아), 흥보의 처(서정금), 마당쇠(이광복) 등이 보여주는 연기는 시종일관 폭소가 이어지도 했다.
공연 중 간간이 흥을 돋우는 관현악단의 연주와 효과음이 공연의 흥미를 고조시켜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연에는 흥보가 제비 다리를 낮게 해서 보낸 후 박 씨를 심어 부자가 된 이야기를 듣고 놀보는 집 주변 이곳저곳에 그물을 쳐서 제비를 잡았다.
놀보는 잡은 제비 다리를 인위적으로 부러뜨려 고쳐준 후 “다시 올 때는 박 씨를 가져오너라”며 배웅하자, 제비가 한번 뒤를 힐끗 돌아보며 배설물을 놀보 이마에 쏟고 간다. 놀보가 이마의 제비 배설물을 닦으며 “어허, 제비 똥도 좋다, 피부에 더 좋은 겨”라고 하자 관객의 폭소가 터졌다.
나쁜 짓을 많이 한 놀보를 잡으러 온 특별 어사가 놀보의 곤장을 친 후 끌어가며 관객에게 의견을 묻는다.
“이 죄인의 연기가 어떻습니까?”
한 관객이 “눈만 떴다 하면 심술을 부리는 놀보가 밉지만, 살려달라는 흥보 말처럼 목숨은 살려주세요.”
공연이 끝난 후 연출자와 관객이 함께 어울려 춤추는 한 마당 잔치는 110분의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을 보고 나던 한 실버는 “모처럼 마음이 시원해졌어, 답답한 마음이 언제쯤 풀릴지 걱정이야”라고 했다.
또 다른 관객은 “나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라고 했다.
풍자와 해학으로 국민의 애환을 위로하고 현실을 풍자하는 마당놀이 공연(배준식 극본, 손진책)의 신작 ‘놀보가 온다’는 내년 1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실버넷뉴스 이종훈 기자 3210egh@silver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