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통보하면 FTA 바로 끝?…트럼프 발언 틀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에 대해 재협상을 넘어 하려고만 하면 곧바로 폐기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한 마디로 잘못된 이야기인데, 이런 식의 표현 자체가 재협상을 염두에 둔 협상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끔찍한 한미 FTA를 재협상은 물론, 폐기할 수도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술 더 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와 달리 미국이 하자고 하면 곧바로 끝이라고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한미FTA는 한 쪽이 폐기의사를 통보해도 실제 폐기는 통보 180일 뒤입니다.

재협의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NAFTA와 같습니다.

또 대통령의 한 마디로 통상협정이 폐기되지도 못합니다.
미국법상 통상은 근본적으로 의회의 권한인 데다 섣부른 FTA 폐기로 미국의 산업이 받을 불이익 역시 가볍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경상 /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조사본부장> “트럼프가 정책적으로 추구하지만 또 국회나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미국에도 한미FTA에 우호적인 계층이 있거든요.”

재협상도 쉬운 것이 아닙니다.
한미FTA는 참여정부 시절 타결됐지만 추가협상에 국내 이해관계 조정까지 겹쳐 발효에 6년이 걸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방위비 분담 등 안보와 경제를 한 묶음으로 놓고 압박을 가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협상전략으로 분석되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책을 마련하되 FTA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란 점을 적극 알릴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