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지적장애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남성에게 명의를 도용당해 수천만원을 뜯겼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청주 청원경찰서와 충북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지적장애 2급인 박모(33)씨는 2008년 경기도의 한 버스터미널에서 일하면서 A(33)씨를 알게 됐다.
A씨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꼬드겨 박씨에게 2008년 12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부산 등지에서 어선 고기잡이 일을 시켰다.
박씨의 보호자를 자처한 A씨는 그가 5년간 어선을 타며 번 돈 6천300여만원을 가로챘다. 2013년에는 A씨는 인감증명서 10장을 떼어 달라고 한 뒤 외제차와 화물차 등 차량 10대를 박씨 이름으로 구매했다.
차량을 사들여 개인 용도로 사용한 A씨는 지방세·과태료·보험료 1천500여만원 체납, 박씨가 떠안게 했다. 그는 빌린 박씨의 명의로 2013년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건설기계 대여 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충북 제천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박씨는 A씨로 인해 세금 체납자로 전락했다. 충북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A씨 사연을 파악하고 지난달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 조사에서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A씨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logo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24 14: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