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가입자 상당수가 퇴직급부를 연금 형태로 받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일시금으로 받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퇴직연금의 연금퍼즐 현상과 과제’ 보고서에서 “보험연구원의 설문조사를 통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금퍼즐 현상은 연금의 선호도가 매우 높지만 실제로는 연금상품을 선택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보험연구원이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입자의 58.5%가 연금방식의 수령을 희망했다. 일시금과 연금이 혼합된 소득인출형 연금(부분연금)을 선택한 28.5%까지 더하면 연금 형태의 선호도는 87.0%에 달했다.
연금을 받기를 원하는 가입자들은 특정 연령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정기연금(45.8%)보다는 사망할 때까지 주는 종신연금(54.2%)을 더 선호했다.
하지만 실제로 퇴직급부를 받을 때 연금 방식을 선택한 가입자는 소수였다. 2015년 12월 기준 55세 이상 퇴직자 중 93%가 퇴직급부를 일시금으로 받았다. 일시금으로 받은 이유로 아파트 구입 등 목돈 마련(53.8%)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양한 연금상품 부족(17.9%), 낮은 연금액(15.4%)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네덜란드는 은퇴자 전원이, 스위스는 80%가 종신연금으로 받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연금 수령 비중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류 선임연구위원은 연금 방식의 수령을 늘리기 위해 “연금수령에 더 많은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퇴직급부를 연금으로 받으면 30% 세금감면 외에 세제혜택은 없다. 류 선임연구위원은 또 “연금을 중도 해지하는 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연금 수령 방식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pseudoj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12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