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이 최고야!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전통장 문화를 지키고 전수하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의 ‘종로&장금이

우리 장이 최고야!

  • 박영자(77세)씨는 전통장 문화를 지키고 전수하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의 ‘종로&장금이’이다. 지난 2013년 복지관 종로&장금이 봉사단 원년 멤버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가장 오래 종로&장금이 활동을 해왔다.

평소 음식에 호기심이 많았던 박씨는 복지관에서 우리 전통장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담그는 역할을 할 종로&장금이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종로&장금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집을 갈 때 어머니가 작은 장독에 고추장을 담가 줬어요. 그 장독에 손수 장을 담갔는데 잘못 담갔는지 장이 흘러넘치더라고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그 맛이 나지 않았어요.”라고 일화를 밝히며 종로&장금이 봉사단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도 된장만큼은 사 먹지 않고 메주를 손수 빚어 장을 담근다는 박씨는 소금물을 풀어 하루 동안 가라앉혔다가 메주에 붓는 전통방식의 장 담그기를 고수하고 있다.

  • 현재 박씨는 복지관 내 5층 장체험관 및 장카페에서 종로&장금이로 주 3회, 하루 3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종로&장금이의 첫 시작은 봉사단이었으나 지난 2017년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확대되었고, 박씨는 올해부터 일자리에 참여했다.

된장을 계속 담가왔던 박씨는 종로&장금이 활동에 자신이 있었지만 시작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장카페에서 운영하는 레시피 그대로 장과 음료를 만들어야 하고, 포스기 사용 등 카페 운영에 필요한 실기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외우고 공부해서 테스트에 통과한 박씨는 종로&장금이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에게 전통장에 대하여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박씨는 전통장의 이로운 점을 공부하고, 전통장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방법과 장맛을 좋게 하는 방법에 대하여 항상 고민하고 있다. 박씨는 ‘주어진 임무에 성실히 임하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종로&장금이 활동 중이다.

박씨는 장카페에서 손님 응대, 음료 제조 및 수제청 만들기, 판매용 장 담그기 등 카페 운영 전반에 필요한 실질적인 업무를 하고, 장체험관에서 체험단이 사용할 식재료 준비와 체험프로그램 진행 시 재료 넣는 순서와 정량 등을 옆에서 설명하는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박씨는 9월 30일(월) 13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전통장을 매개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 ‘제3회 종로 장 축제’에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종로&장금이 대표들과 축제 담당자가 준비위원회를 꾸려 축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고 교류하며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여 준비하고 있다.

축제는 어르신들과 시민들이 행사 관련 피켓을 들고 마로니에공원 일대를 행진한 후, 대형 고추장떡을 자르고 참여자들과 나누는 퍼포먼스로 시작한다. 그리고 ▲ 전통장 만들기 ▲ 금줄팔찌 만들기 ▲ 항아리저금통 꾸미기 ▲ 맛보기! 전통 장 요리 ▲ 종로&장금이 발자취 ▲ 종로&장금이 퀴즈쇼 ▲ 종로&장금이 포토존 ▲ 셰프와 함께하는 전통장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일부 체험 부스는 사전 신청을 받기에 유선상 접수가 필요하다.(접수처 : 종로노인종합복지관 ☎ 02-6247-9960, 9924) 더불어 퓨전국악과 지역사회 내 동아리를 연계한 축하공연, 복합문화공간 쿠무다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폐막공연으로 축제에 흥을 돋울 예정이다.

“천호동에 위치한 어린이집에 직접 가서 전통장을 만드는 활동으로 ‘찾아가는 장금이’를 했었어요. 5~6살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장맛을 보여주기 위해 찍어 먹기 편한 오이, 당근, 파프리카를 준비했었어요. 아이들이 장을 먹더니 준비한 채소는 내려놓고 손가락으로 계속 장을 찍어 먹으며 ‘할머니, 맛있어요! 최고!’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러시아 사람들이 와서 조별로 장 담그기 체험을 했었는데,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웃는 표정과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게 느껴졌어요.” 박씨는 뿌듯하고 보람되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이번 축제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리 건강에 좋은 전통장과 전통장 문화를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집에만 있으니 해이해지고 우울증이 걸릴 것 같았는데 종로&장금이 활동을 한 후, 서로 마음 맞는 동료도 생기고 정기적으로 어딘가에 가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고 감사하다는 박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종로&장금이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우리나라 전통장 문화를 지키고 전수하는 활동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 장이 최고야! 종로&장금이 화이팅!”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