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행보 파문을 일으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입니다.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그 여파는 계속 번지고 있습니다.
전직 직원을 폭행하고 워크숍에선 일본도와 활로 살아있는 닭을 잡도록 강요한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었죠.
경찰은 결국 양 회장 집과 사무실을 포함해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긴급체포했습니다.
혐의는 폭행과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만이 아닙니다.
자사 웹하드를 통한 음란물 유통을 알고도 방치하고 마약을 복용한 혐의도 있습니다.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고 국회에 계류 중인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피해자는 “양 회장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간절히 원한다”며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돈만 있으면 뭘 하든 괜찮겠지라고 자만해 왔던 일부 기업 오너들.
이제는 피해자나 제3자가 이런 횡포에 침묵하지 않고 직접 고발에 나서는 사회적 흐름을 더는 외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LG그룹이 태풍 전 고요한 모습입니다.
마흔살 구광모 회장이 인사 태풍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예상되는 대대적 인사로 계열사 개편도 동시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젊은 총수의 첫 인사인 만큼 주요 계열사 CEO들은 좌불안석일 수 있겠습니다.
LG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유플러스, 생활건강 같은 주력 계열사 CEO들은 모두 60대인데 젊은 경영진으로 대폭 교체도 유력하다는 관측입니다.
작은 아버지 구본준 부회장은 이미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
LG가의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구광모 회장이 고 구본무 회장 지분 8.8%를 상속해 2대 주주 구본준 부회장과 격차를 확실히 벌린 1대 주주가 된 것입니다.
구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사상 최대인 약 7,200억원.
재벌의 고질적 문제인 편법·불법 상속이 만연한 상황에서 구 회장이 새로운 상속문화 정착에 일조할지 주목됩니다.
대한상의를 이끄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정부 규제를 겨냥한 발언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상당수 규제는 이제 국민 기본권 침해 수준까지 갔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정부에 규제개혁 리스트를 제출한 것만 39번에 달한다”거나 “어디다 하소연해야 하느냐”란 호소까지.
20여분간 여러차례 한숨도 쉬며 정부를 성토한 것입니다.
두 달 전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규제개혁 과제를 38번이나 건의했다”고 했던 박 회장.
최근 들어 재계 대표단체로서 대한상의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인상까지 주고 있습니다.
대한상의는 그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밀려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죠.
그러다 현 정부 들어 재계의 새 대변자로 자리매김할 절호의 기회를 얻었는데요.
하지만 적시적소에 소신 있는 목소리가 필요할 때 기업계 대표 역할에 나서야할 때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간 미묘한 기 싸움에 노심초사하는 CEO도 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입니다.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차 오는 18일 또다시 방북예정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3번째인데요.
하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현 회장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염원인 남북경협 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북제재 완화를 원하는 우리 정부와 제재 유지를 고수하는 미국 정부 사이에 끼여 입지가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주한 미국 대사관은 최근 현대를 포함한 방북 기업들을 대상으로 남북경협문제를 놓고 전화회의까지 요구했다는데 현 회장 입장에선 경고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20년, 중단된 지 10년을 넘긴 지금.
현 회장이 어떤 결과물을 갖고 돌아올지 관심입니다.
이번 주는 우리 경제의 순탄치 않은 모습을 투영한 듯 초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었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도 빨리 해결되고 우리 경제도 하루빨리 활력을 되찾기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