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시선보다 태양이 더 무서워요

양산 쓰는 남자들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일본 사이타마현에서는 '양산 쓴 남자 확대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양산 쓴 남자'라는 단어도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일본 사이타마현에서는 ‘양산 쓴 남자 확대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양산 쓴 남자’라는 단어도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운동의 이유는 현내 열사병 환자 70% 이상이 남성이기 때문입니다. 사이타마현 당국은 양산이나 모자를 쓰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더위에 잘 대비하지 않는 게 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양산을 이용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도 되고 체감온도도 낮아지는 느낌이라 좋다” -직장인 이준영(32)

최근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양산 쓰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쇼핑 홈페이지에서 ‘남성용 양산’을 검색하면 약 7천7백 개의 상품이 검색될 정도죠.

과거 양산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양산은 다른 서양의 신문물이 유입됐던 방식과 달리 한복 입은 여성과 결합한 모티브로 1910년대 매일신보의 연재소설 속 삽화를 통해 대중화됐습니다. 자료/단국대학교 일본연구소, 최유경 ‘양산을 쓴 여인과 자포니슴’ (2015)

당시 한국에서의 양산은 여성의 외출품이면서 얼굴을 가리기 위한 장옷의 대용물로 기능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양산을 주로 여자들이 볕을 가리기 위해 쓰는 물건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료/단국대학교 일본연구소, 최유경 ‘양산을 쓴 여인과 자포니슴’ (2015)

최근에 와서는 ‘여성 전유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남성들도 색조 화장품, 수분크림, 제모 용품 등을 구매하고 있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이미 1조 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양산 역시 여성의 전유물에서 벗어나고 있는데요. 남자들도 뜨거운 여름철 양산을 챙겨 더위를 식히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