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거리는 박삼구

발톱드러낸 구광모
한 주간 재계 수장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는 'CEO 풍향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에 직면한데 이어 그룹내 핵심 주력사인 아시아나 항공이 인수설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기내식 대란이 몰고온 파장이 이정도로 커질 것이라 예상이나 했을까요?

서울남부지검은 시민단체가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사건을 담당하는 부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곳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이 맞겠죠.

아시아나 항공 주가가 SK그룹의 인수설에 장중 한때 20% 넘게 치솟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나서 “사실무근”이라고 진화에 나서면서 주가는 제자리를 찾았지만 기내식 대란과 오너리스크 논란에 휩싸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싸늘한 여론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한 언론 매체가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논의했다고 보도한 게 주가 급등의 원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수 여부를 떠나 박삼구 총수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아시아나항공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굴지의 대기업을 이끌면서도 여태껏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CEO가 있습니다.

지난달말부터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신임 회장 얘기입니다.

구 회장은 하지만 막후에서 첫 공개 인사를 단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LG유플러스를 이끌던 권영수 부회장을 LG그룹 지주회사의 ‘2인자’로 불러들인 겁니다.

‘구광모’ 체제를 하루 빨리 안착시키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포석이라는 건데, LG 총수로 등극한 구 회장이 앞으로의 자신의 경영 색깔을 보여줄 신호탄이란 분석입니다.

권 부회장은 앞으로 구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조언할 것으로 보입니다.

권 부회장은 40년 가까이 LG에 몸을 담그면서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유플러스 등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쳐 ‘LG의 리베로’로 불기기도 하는데요.

경험과 실적 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 회장은 앞서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인 이명관 부사장을 LG 인사팀장으로 낙점했습니다.

앞으로 ‘톱다운’ 방식의 대규모 인사 회오리가 LG에 불어닥칠지 주목됩니다.

150조원 상당의 금화와 금괴가 실린 보물선이 있다.

경북 울릉 앞바다에서 발견된 러시아 돈스코이호를 둘러싼 소문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갑자기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유지범 신일그룹 회장입니다.

신일그룹은 요즘 돈스코이호 보물선 타이틀과 함께 연일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배는 6,200t급 러시아의 순양함으로, 1905년 러일전쟁에 참가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런데 수상한 점은 유지범 회장 뿐만 아니라 신일그룹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겁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 어디에도 회장이라 소개한 사진은 없고 회사에 전화를 걸어도 카톡을 보내도 좀처럼 연락이 닿지를 않습니다.

과연 보물선 소문이 사실일지 아니면 보물선 거짓 정보를 미끼로 주식 시장에서 장난을 치려는건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4000억원대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77살의 나이에 수감 생활을 하던 이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보석을 신청해 결국 구속 161일만에 풀려났습니다.

교도소 생활로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이 악화했다는 건데 의사 자격증을 보유한 변호사까지 대동해 보석 석방을 호소했습니다.

이 회장은 “여든 살이 넘으면 멀쩡한 사람도 갑자기 죽을 수 있고 구치소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없다”는 하소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석방 전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고 하네요.

특히 검찰은 “만성질환 관련해 이렇게 많은 변호사가 수많은 시간을 들여 참여하는 건 처음 본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재판부가 일단 이 회장의 건강 악화를 고려해 보석을 허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목적을 위해 변호인도 대거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줘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이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실태조사 없이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마땅히 현실화해야 하고 올라가야 하는 최저임금이지만 현장의 상황을 등한시하는 정책적 시행착오가 더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