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비춰 오징어 모아 그물로 2천t 싹쓸이

집어燈 비용만 16억원
국내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자 채낚기 어선 불빛으로 오징어를 모은 뒤 그물로 싹쓸이해온 어민들이 무더기로 해경에 적발됐다. 2천t 가까이를 잡아올렸는데 주고받은 집어등 비용만 16억원에 달했다.

 

밤바다에서 집어등을 주렁주렁 매단 오징어잡이 배들이 줄지어 조업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볼거리였습니다.

밝게 불을 비춰 오징어떼를 모이게 한 뒤 낚싯바늘로 채서 한 마리, 한 마리 낚아올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어선들이 북한 동해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하면서 어획량이 뚝 떨어지자 일부 어민들이 엉뚱한 궁리를 짜냈습니다.

채낚기 어선들이 불빛으로 오징어를 모으면 트롤어선이 커다란 그물로 무차별 포획한 것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 여섯 달 동안 트롤어선 7척이 이렇게 잡아올린 오징어가 1천970t, 87억원 어치에 이릅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어업을 하는 어선끼리 이렇게 조업을 돕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불법 공조조업을 통해 오징어를 싹쓸이해온 트롤어선 7척과 채낚기 어선 58척이 해경에 적발됐습니다.

트롤어선들은 조업 금지구역에서도 무차별로 오징어를 잡았고 5척은 오징어를 많이 끌어올리기 위해 배에 롤러를 불법 설치했다고 해경은 설명했습니다.

채낚기 어민들은 싹쓸이 조업을 도와주고 일명 불값 명목으로 16억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같은 수법으로 오징어 120t을 싹쓸이한 39명이 해경에 적발됐습니다.

해경은 안 그래도 부족한 오징어 씨를 말릴 수 있는 이 같은 불법 공조조업 단속을 강화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