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5시 3분께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의 영향으로 인근 울산과 부산 지역은 물론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지진동이 느껴져 잠에서 깬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포항 지역에서 2명이 다치거나 놀라 입원치료 중이다. 지역별로 큰 피해 신고는 없지만 날이 밝으면 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15일 규모 5.4 지진 이후 3개월 만에 일어난 이날 지진에 매우 놀라 황급히 대피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 주민 이모(45)씨는 “자다가 갑자기 쾅 소리가 났고 아파트가 흔들렸다”며 “이번에는 물건도 많이 떨어져 지난해 11월 15일 지진보다 더 규모가 큰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단 가족 모두 차를 타고서 좀 넓은 평지로 나왔다”며 “지진이 좀 가라앉을 때까지 차에서 기다릴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포항 남구 주민은 “실시간 축구 중계를 보는 중에 엄청난 진동을 느꼈는데 전보다 더 강한 진동이었다”며 “거실에 TV가 흔들리고 화장대에 화장품이 넘어 지고 방에 자그마한 인형들이 넘어지고 하여튼 엄청난 지진이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3개월째 대피생활을 하는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의 이재민 300여명도 놀라 밖으로 대피했다. 한 주민은 “10여초간 진동이 이어졌고 쾅 소리가 나서 자다가 놀라서 나왔다”고 전했다.
부산에서는 소방안전본부와 부산경찰청에는 건물이 흔들린다는 시민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오전 6시 현재 부산 소방에 걸려온 문의 전화만 320여 건에 달했다.
부산 서구의 한 주민은 “침대가 흔들리고 집에 있는 풍경소리가 날 정도로 흔들렸다”고 했다.
울산에서도 ‘집이 흔들린 느낌인데 지진이 맞느냐’는 등의 지진 문의 전화가 130여 건이 119에 신고됐다.
그러나 시재난상황실은 피해 신고는 없었고, 울산 화학공단과 울산시 울주군 신고리원전 3호기가 있는 새울원자력본부에도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대전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됐고, 포항 지진 발생 직후 ‘집이 흔들렸다’는 등의 119 신고가 오전 5시 30분 현재 대전 54건, 세종 5건, 충남 14건 접수됐다.
충북도에서도 “‘건물이 흔들린다’는 등 78통의 지진 문의 신고가 이어졌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지진에 놀란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소방당국과 언론사 등에 잇달았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잠에서 깨어나 누워있었는데 바닥이 3초간 3차례 흔들렸다”면서 “무서워서 119에 신고했는데 다시 잠들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300여㎞ 이상 떨어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주민 최모 씨도 “침대에 누워있는데 2초가량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후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지진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포항 지진이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전국의 가동 원전은 지진으로 인한 영향 없이 모두 안전운전 중이며, 설비고장 및 방사선 누출 또한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