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죄와벌
이 영화는 개봉한 지 보름 만에 관객 천만 명을 돌파하였다. 제작비 350억 원을 들여서 처음부터 1, 2편을 만들어 2018년 8월에 제2편을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흥행을 확신하고 거액을 들여 영화를 제작한 듯,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뛰어넘었다.

 

이 영화는 스케일(scale), 서스펜스(suspense), 스펙터클(spectacle ), 스릴(thrill)면에서 과거 할리우드(Hollywood) 영화를 능가한다. 물론 CG(Computer Graphic) 제작이 대부분이지만 간간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장면을 고려하면 미국인들의 영화제작 수준에 비견할 만하다. 그러나 60~7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해 있는 ‘실버’들에게는 지루한 면도 없지 않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7개의 지옥 문턱을 돌아다니며 생전의 죄에 대해 심판을 받아 그 지옥으로 갈 것인지 환생(還生)할 것인지를 판결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문화에 익숙한 ‘실버’들에게는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

유교나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흔히 사십구제(四十九齋)를 지낸다. 이는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들어온 무렵 불교가 토착 도교와 융합하면서 생겨난 사상이다. 죽은 사람이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성심성의껏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유교사상에서 나온 불교의식이다. 이 영화에서도 일부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 환생과 지옥의 이분법적(二分法的)인 면이 강조되어서 혼란스럽다. 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윤회(輪廻)사상을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불교의 윤회(輪廻)사상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가 생전에 행(行)한 업보(業報)에 따라 천상계(天上界), 인간계(人間界), 아수라계(阿修羅界), 축생계(畜生界), 아귀계(餓鬼界), 지옥계(地獄界) 등 여섯 세계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죽은 것을 타계(他界)하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삼악도(三惡道; 지옥계, 아귀계, 축생계)에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비는 기도 행위가 49제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7일마다 7번 불경을 외우며 제를 올렸다.

죽은 사람이 삼악도에 빠지지 않더라도 어느 곳에 가던 이것을 육도윤회(六道輪廻)라 하여 번뇌(煩惱)와 고통이 뒤따른다고 하였다. 그래서 윤회의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탈(解脫)이 필요하다고 한다. 불교의 전신인 힌두교에서는 대략 3가지의 해탈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창조의 신 브라마(Brahmā)를 믿는 사람들은 꾸준히 참선(參禪)해야만 해탈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존재 유지(維持)의 신 비슈누(Vishnu)를 섬기는 사람들은 비슈누 신의 가르침에 따라서 올바로 참되게 살기만 하면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셋째 죽음과 재건(再建)의 신 시바(Shiva)를 믿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이 너무 바빠서 해탈을 생각할 틈이 없으니 시바 신을 열심히 섬기고 믿으면 시바 신이 해탈시켜준다고 믿는다.

김진홍 기자 yacho44@silvernet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