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기 고향 고샅길 노랑 울담 떠오르게 하고
맑은 아이들 까르르 웃음 터지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하다.
간절한 염원 받아 온통 십자 꽃잎
보고 또 봐도 웃음천지
어쩌다 마주친 초록 열매라니 첫 만남이다.
꿀 찾는 벌처럼 여기저기 눈독 들여 찾으니 보인다.
70즈음에야 눈에 들어오다니 무심하게 지나친 게 어찌 그리도 많은가.
건성 살았으니 또 나만 몰랐구나!
놀라움에 1년을 지켜 볼 수밖에
기다림 끝에 찾은 씨앗은 볼펜 볼보다 작은 알갱이
‘나 여기 있어요.’
꽃이 피면 당연 열매가 있었겠으나 봄 세상 저만치 지난 다음
매미 울음 밑에서 열매를 찾았다.
가을, 개나리 열매가 이제서 마른 잎 속에 보일 줄이야.
꽃이 먼저 피고 잎은 나중 핀다더니 늦둥이는 잎과 함께 12월에도 꽃이 폈다.
늦게 기죽어 핀 꽃 위에 살포시 흰 눈이 얹어있다.
한 줄기 꺾어 땅에 묻기만 하면 살아나는 강한 생명
하대명년 씨 심어 꽃 볼까?
노란 십자 꽃 어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