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까는 잉어들

아리수에서 신방(新房)차리다
입하(立夏)가 지나 아카시아꽃이 피고 봄비가 촉촉이 내리면 아리수의 잉어들은 암수가 짝을 지어 강가의 풀숲이나 진흙을 찾아 체외수정(體外受精)하기에 바쁘다.

 

먼저 몸집이 큰 암놈이 알을 낳으면 수놈이 그 주위에 방정(放精)하여 수정(受精)시킨다.

이렇게 정받이가 된 알은 접착력이 강해서 풀잎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강물 밖에서는 에어로빅 춤추는 사람들의 음악소리, 운동하는 사람들, 잉어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시끄러운데도 잉어들은 개의치 않고 어륜지대사(魚倫之大事)를 수행한다.

그런데 요즘,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여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거부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배달민족이 멸종되고 대한민국이 망할지도 모를 일이다.

잉어의 성숙한 암놈 1마리는 대략 30만개의 알을 낳는다고 한다.

수정된 알은 10일 정도 되면 치어가 알을 깨고 나온다.

치어가 2.5cm 정도로 자라면 성어(成魚)가 되어 독립생활이 가능하다.

3년이 지나면 30cm 정도로 자라며 20년을 사는 잉어도 있다. 예로부터 잉어는 여자들의 산후조리 등 보양식으로 요리해 먹었다. 지금은 아리수 하류의 지천(支川)들이 오염된 곳이 많아 식용으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