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안시성

승리(勝利)라면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들
이 영화는 지난 9월 19일 추석 특선영화로 개봉하여 관객순위 1위를 유지해 누적 관객 480만 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제작비 215억 원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사(國史)책에 나오는 안시성 전투는 안시성 수비대 5천 명이 당나라 침략군 20만 명을 물리친 유명한 이야기다.

645년 최신무기로 무장한 전쟁의 신(神), 당 태종 이세민은 장병 20만 명을 거느리고 인해전술로 고구려를 침략한다, 개모성, 비사성, 요동성, 백암성을 모두 무너트리고 안시성을 공략한다.

이에 맞선 안시성 성주(城主) 양만춘은 지략(智略)을 겸한 덕장(德將)으로 안시성 수비대 5천 명과 성내(城內) 주민들을 단결시키고 성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다. 그리고 성벽을 기어오르는 당군(唐軍)에게 화살 세례는 물론, 돌덩이 바윗덩이를 던지고 불붙은 수레바퀴, 화약불비(강철비의 원조) 등으로 맞선다.

88일간 전쟁은 지루하게 이어졌고 차가운 북서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당 태종은 초조해진 나머지 안시성보다 더 높은 토성(土城)을 쌓아 공격한다.

이에 안시성 성(城)안에서는 더 높은 토성을 쌓아 적군을 막아낸다고 역사책에서 말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안시성의 주민들이 합심하여 기발한 방법을 제안하고 많은 사람이 웃으며 죽어가는 희생(犧牲) 끝에 당군(唐軍)의 토성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고구려군이 토성을 순식간에 점령해버린다.

이 영화에서 고구려를 세운 주몽이 활을 잘 쐈다는 데 착안하여 주몽의 유물인 신궁(神弓)이 등장한다.

그러나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우리 민족을 동쪽에 활 잘 쏘는 민족이라는 뜻으로 동이족(東夷族)이라 하였다. 이(夷)라는 글자를 분해(分解) 해보면 갓(宀)을 쓰고 활(弓)을 멘 사람(人)들이란 뜻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도 고구려 여군(女軍) 궁수(弓手)부대가 등장한다. 또 성주 양만춘은 적과의 싸움에서 칼을 사용하는 횟수보다 활로 적군을 쓰러뜨리는 횟수가 많다.

드디어 그의 화살은 당 태종의 왼쪽 눈을 꿰뚫고 당나라 군대는 철수한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죽어가던 당 태종은 ‘다시는 고구려와 전쟁하지 말라’고 유언한다.

김진홍 기자 yacho44@silvernet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