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폭염을 피하려면 바닷가나 계곡에 가도 역부족이다. 노약자들은 백화점이나 은행, 슈퍼마켓, 도서관, 행정타운 등으로 몰리지만 눈치를 보게 된다.
그나마 좀 떳떳하게 입장료나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는 극장이나 박물관 등이 있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자주 갈 수 없는 사람도 많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 94-1번지에 가면 화진포 해양박물관이 있다. 근처에 해수욕장도 있지만, 에어컨이 나오고 수족관이 있는 박물관이 훨씬 시원하다. 다만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게 흠이다. 어른 5,000원(경로 2,5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3층 건물인 해양박물관에는 고생대 해양생물들의 화석(化石)으로부터 다양한 갑각류의 표본들도 전시되어 있다. 별관 3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며 관람하는 수족관에는 상어, 가오리 등 다양한 어종들이 헤엄치고 있다. 본관 1층 한편에서는 진주 목걸이 등 기념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있다.
이곳은 화진포 호수와 바닷가 모래사장이 좋아서 해수욕장이 많지만, 빼어난 경관(景觀)이 상당히 좋다.
그래서 한국전쟁 이전에는 이곳이 3·8선 이북으로 김일성 주석의 별장이 있었고 이곳이 수복되어 남한 땅으로 전쟁이 끝났을 때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도 생겼다. 또 이기붕 국회의장의 별장도 있다.
60년 전만 하여도 서울에서 학생들이 이곳으로 수학여행을 많이 왔다. 지금은 서울에서 이곳을 2~3시간이면 가지만 당시에는 비포장 길로 이곳까지 오려면 버스를 타고 온종일 걸려서 와야 했다. 경주로 수학여행 가는 것보다 더 시간이 오래 걸려 2박 3일 정도 소비해야 좀 휴식과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이곳에 한 번 여행 오는 것을 요즘 외국에 여행하는 것만큼이나 동경했다.
그래서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이라는 유행가도 만들어졌고 여러 가수가 다투어 각종 무대와 방송에서 열창하였다. 화진포 해양박물관 앞에는
이 노래의 노래비가 있다.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 – 노래: 이시스터즈, 작사작곡: 황우루
황금물결 찰랑대는 정다운 바닷가 아름다운 화진포에 맺은 사랑아
꽃구름이 흘러가는 수평선 저 너머 푸른 꿈이 뭉게뭉게 가슴 적시면
조개껍질 주워 모아 마음을 수놓고 영원토록 변치 말자 맹세한 사람
김진홍 기자 yacho44@silvernet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