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로 조금 밀려난 듯한 마을의 가파른 골목길을 걸어 오르다 보면 경계심을 잔뜩 품은 강아지와 마주하게 된다.
낯선 이의 발자국 소리와 냄새에 예민해진 작은 개 한 마리는 담장너머로 고개를 쑥 내밀어 짖어대더니 이내 꼬리를 흔들어 나를 반겨준다.
그 옆 파란 슬레이트 지붕 위에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린 채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눈을 마주친 후 이내 관심없는 듯 사뿐한 발걸음으로 조용히 사라지고 만다.
이렇듯 소소하지만 즐거운 일상의 풍경들이 나의 시선을 유혹한다.” -임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