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들의 반란

고려청자보다 귀한
선물받은 고려청자 주전자와 술잔 한셋트가 있었다. 아주 귀한 것이라고 특별히 주문한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남편이 받은 선물이다.

 

선물하신 분의 당부 만큼이나 나도 귀하게 보관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집 장남이 실수로 그 주전자를 깨트렸다.

어머니! 잠시 방에 좀 와보라는 아들의 부름을 받고 안방으로 들어갔는데 아들은 깨어진 주전자를 치우지도 못하고 나를 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불같은 성격의 아버지한테 야단맞을 생각을 하니 겁이났던 모양이다.  겁에 질린 아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괜찮다고 안심시켰다.  그것이 아무리 소중하기로서니 아들 만큼 귀하겠느냐는 엄마의 말에 아들은 정말이세요? 했다.

그날 저녁 퇴근한 남편에게 나는 아들 야단치지 말라고 미리 일침을 가했다.  그것이 아무리 소중하다 해도 아들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아들이 보물이지 그것이 보물이 될수는 없다고 남편의 화를 가라앉혔다. 그날 이후  아들은 정말 우리집 보물이 되었다.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의 아들은 백사람을 편하게 하고 어떠한 상황에 부딪쳐도 아들이 나서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된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순간적으로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아들이 낳은 또 작은 보물들, 지난 추석, 미국에 사는 며느리와 손자들이 와서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떠들석 하고 즐거운 추석을 보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손자들의 노는 모습을 따라다니며  촬영을 했다.

말썽을 부려도 예쁜 이 아이들을 나는 우리집 보물이라 칭한다. 요즘은 장성한 자녀들이 결혼도 안하는 시대에 이얼마나 큰 선물인가.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가 만든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