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실 달은 떠올라 낭만 감정 뛰어들고
뭔가 할 얘기도 많아 종알종알
유람선은 유유히 나타나 분위기를 한층 띄우고
집으로 갈 시간 여의도 빌딩 스카이라인 불빛은 사각 수틀에 수를 놓았다.
(현장 소리)
-이 많은 사람이 어디서 왔냐고요. 이 밤중에 학생들이 몰려오냐고요.
-봉사? 어디 가서?
-생명 사랑 밤길 걷기대회, 여기서 시작해서 마포대교 한 번 갔다 왔어요.
-그런데… 걷기대회 행사 참석했어요?
-예!
-몇 명이나 온 거 같아요?
-20명 참석했어요. 다른 학교도 많아요.
-몇 학년이에요.
-고2요.
-밤에 걷기대회 선생님이 허락한 거죠?
외할머니 이야기를 빌리자면,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에 도깨비불을 만나 쫓아다니다가 논둑 밭둑 구르고 넘어져 흙투성이가 되어 집에 겨우 찾아왔다는 100년 전 ‘도깨비불 전’이다.
도깨비불을 못 봤으니 모르긴 몰라도 요즘으로 치면 자동차 불빛이겠거니 한다. 한밤중에도 밝히고 있는 가로등이 도깨비불이 아닐까? 이리저리 찾아다니며 노는 사람은 도깨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