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원(洗美苑)

양평 양수리(兩水里) 세미원은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

 
세미원은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 장자의 말에서 따온 이름이라 한다.

20여만㎡ 물과 꽃의 정원에 연꽃은 피어난 지 3일 만에 꽃잎을 한 장씩 떨구며 지는데 이른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오므라든다.

지하철 타고 뚜벅뚜벅 걸어서 구경이다.

박물관을 보고 나와 세미원 가는 개울 길에 발 폭 만큼 띄엄띄엄 돌다리가 있어 세월 입은 노인 바쁘게 걷지 않아도 되고 건너는 재미도 있다.

입장하는 곳은 세진대이다.

맷돌 한 짝처럼 둥근 돌멩이에서 물이 뽀골뽀골 솟는다.

몸과 마음의 먼지를 씻고 들어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정문이름은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는 불이문으로 의미를 새기게 하는 태극 모양이다.

항아리 365개 분수대에 눈길을 주고, 백련 밭 디딤돌을 걸어 잠자리 떼 노니는 연 밭을 가로질러 걷는다.

눈 좋은 사람 연 줄기에 붙여진 빨간 양식 우렁이 알도 관찰할 수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늪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꽃 중의 군자가 천연스럽게 피어났다니 장마에 불볕 여름 길목에 어서 가본다.

홍련과 백련이 만발하여 충분히 황홀한 풍경으로 언제 다 눈 맞추고 웃어 줘야 할지 모를 정도다.

연꽃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라 하니 웃어주면 맑은 향이 더 나는 듯 했다.

적당히 나눠진 공간에 산책로는 마음 편하게 걷기 딱 알맞다.

불교에서 연꽃은 깨달음의 꽃으로 극락을 연화세계에 비유하기도 했다.

군자의 꽃이라는 연꽃의 덕을 노래한 주염계 선생의 애련설은 한 번쯤 들었고 기억할 것이다.

진흙 속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맑은 물에 깨끗이 씻어도 요염하지 않으며/속은 비었으되 바깥은 곧으며/덩굴지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으며/향기는 멀리 퍼질수록 맑고 꼿꼿하게 자라나 멀리서 바라볼 수 있지만 함부로 가까이 두고 즐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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