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 – 부처님 오신 날에

북이 울린다. 둥 둥 두두 둥. 세상을 향하여 북이 울린다. 둥 둥 둥. 시주자의 이름이 적힌 꼬리표가 가득하다. 무섭게 나부낀다. 바라는 소원이 무엇일까. 아기 부처님 상에 물을 붓는 여인, 그녀의 소원은 무엇일까.

 
촛불을 켠다. 혹여 촛불이 바람에 날려 꺼질까 봐 조심스레 촛불을 켠다.

어느 고승은 말씀하셨다.

법당에 불을 켜 놓고 앉아 있으면 누가 못 들어옵니까? 바깥의 도둑이 못 들어옵니다. 마음의 도둑, 마음의 번뇌는 무엇으로 막아야 됩니까? 마음의 등불을 탁 켜야 됩니다. 바깥의 등불은 꺼지든지 말든지 그것은 신경 쓸 것 없어요. 그러니 몸과 마음을 자꾸 순찰하여야 됩니다. 그러면 절대로 다른 것이 들어올 수 없어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종의 깊은 울림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이제 마음을 다잡아 세상 밖으로 나아가야지.

세상 속으로 내려온 불기 2561년(2017년), 부처님 오신 날 도심 속 절의 모습은 염원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