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기(62) 작가는 우리 전통 시서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한시와 함께 대나무껍질에 그림을 그렸다.
죽순(竹筍)이 자라면서 죽순을 싸고 있는 껍질이 자연스레 떨어지는 죽피를 이용한다.
죽피가 말라 둥글게 말아진 상태로 현장에서 주워 온 것을 물에 적셔 다리미로 넓게 편 다음 신문지에 압착한다.
신문지는 펴는 작업과 습기제거를 하는 효과를 얻는다.
매끄러운 대나무껍질 주름투성이 특성인 죽피에 그림이 그려질까?
물이 묻으면 곧바로 흘러내려간다.
그림을 그릴 수 없으므로 수성아교와 물감을 섞어 밑바탕 흰색을 칠한 후 완전히 마른 다음 원하는 색을 덧입혀야 색상도 선명하다.
죽피가 동그랗게 말아져 있어 연을 연상케 하는데 착안했다.
숨도 쉬게 바람구멍을 내고 연살을 넣어 바니시로 코팅처리 보존효과를 갖는다.
캔버스나 패널에 붙여 작품 완성.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서 특허 출원했다.
사용하는 물감은?
아크릴·천‧포스터칼라‧한국화물감‧나무에 쓰는 물감 등 다양하다.
수성아교를 섞어 써야 물감이 흘러내리지 않고 접착한다.
대나무는 많아도…관심을 갖지 않아 작품 소재개발
나무·장구·부채·연·플라스틱에 실험적으로 그렸었기에 두려움 없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죽피에 낙관이 잘 안 찍혀 사인으로 마무리
작품에 매화를 자주 넣는 이유는?
추운 겨울 고통을 이겨내고 향기를 품어 잎도 피기 전에 봄을 일리는 꽃이다.
특히 매화로 인해 작가가 되었고 매화로 상도 많이 받아… 사람들도 매화를 좋아한다.
이순신의 신호연 임진왜란 때 해전에서 5방색을 써서 통신수단으로 연을 이용했기에 죽피에 그려봤다.
장군의 지략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죽피 색깔이 거무티티 우중충 미끄럽고 주름살이 많아…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죽피화가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전업 작가는 아니다. 그래서 문하생을 두지 않았었지만 앞으로는 같이 공부할 사람이 있으면 하고 싶다.
남이 가지 않은 길 소재를 개발해서 이런 것도 작품이 되는구나!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
직장 다니면서 6~7년 정도 가훈 써주기를 해서 가훈작가로 더 많이 알려졌다.
일반 작가는 화선지에 글만 써서 주는데 홍매화‧모란 등을 칼라로 그림 그려서 현장에서 글귀를 넣으니 좋아한다.
시 등단했고 서화를 겸해서 작은 재능이지만 기부한다.
여기저기 축제장에서 가훈을 써주며 재능기부도 한다.
두 아들이 어린 시절에 ‘나는 할 수 있다.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는 글을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 주었더니 군대에 가서도 내무반에 똑같은 글을 붙여놓은 것을 보고 가훈 써주는 동기가 되었다.
재능기부로 소아암환우 돕기에 동참
마음의 지표가 되는 글귀 받으려고 진실, 사랑, 믿음, 봉사의 주제로
대나무 껍질을 종이처럼 펼치고 다림질로 수분 탈취하여 갖가지 물감을 사용하여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작품을 만든다.
담양 죽녹원 내 시가문화촌 면양정자에서 그림과 글씨를 담은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객에게 죽피화 제작과정을 알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