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지나는 도로가 온통 진흙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발목까지 쌓인 진흙 위로 온갖 쓰레기가 즐비합니다.
흙탕물과 토사는 집 안까지 밀려들었습니다.
밤 사이 시간당 60㎜의 장대비가 쏟아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62가구가 침수피해를 봤습니다.
잠을 자던 주민 120명은 겨우 몸만 빠져나오기에도 바빴습니다.
<최종택 / 침수 피해 주민> “골목에 물이 그냥 꽉 찼어요. 사람들이 피해서 도망가기 바빴어요.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마을 바로 옆을 지나는 차항천이 넘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주민들은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차량 승하차를 위해 하천에 돌망태 등으로 설치한 구조물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철거되지 않은 이 구조물이 폭우로 불어난 물이 빠져나갈 길을 막았다는 것입니다.
<이창연 / 침수 피해 주민> “경기장은 다 뜯었단 말야. 이거는 아무 것도 손도 안 댔어. 그냥 놔뒀어. 그러니 이 비가 오니 (물이) 어디로 가냐고. 지금 결론은 이렇게 났잖아.”
더욱이 주민들은 그동안 구조물 철거를 수없이 요청했음에도 이행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남두 / 침수 피해 주민> “동네 이장ㆍ반장 말을 안 듣는 거야, 조직위원회에서. 이것은 완전히 200% 인재지, 인재.”
횡계리를 포함해 지난 17일부터 많게는 200㎜에 가까운 비가 퍼부은 강원에서는 37명이 고립됐다 구조되고 101명이 119 도움을 받아 대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