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장기요양 수급자의 보호자인 김모(62) 씨는 최근 복지부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덕분에 삶이 한결 나아졌다고 말한다.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이 쉽지 않았던 그는 방문진료와 지역 돌봄서비스의 연계로 의료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새해 1월부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3차에 돌입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3차 시범사업에는 전국 91개 시·군·구에서 총 135개 의료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이뤄 장기요양보험 수급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하거나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도 집에서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재택의료센터 참여 지방의료원 증가…중증환자 의료지원 강화 기대
이번 3차 사업에서는 특히 지방의료원의 참여가 확대되는 것이 주목된다. 현재는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며 지방의료원 8곳만 참여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13곳으로 늘어나 중증환자들에게 더 적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원급에서 다루기 어려운 중증환자에게도 더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의료원 방문진료 수가가 신설된 것도 참여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시범사업 평가 결과, 이용자의 응급실 방문 횟수와 의료기관 입원일수가 줄어드는 등 의료 이용 변화가 확인됐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수급자와 보호자, 의료기관의 만족도도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94%가 재택의료서비스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의료진과 사회복지사들의 만족도도 각각 76%, 73%로 나타났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에서 거주하며 안정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센터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모니터링, 평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재택의료센터 확대로 어르신들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의료진이 집으로 찾아오는 서비스가 더욱 보편화될 전망이다. “지역 내 의료 접근성이 개선되어 부모님의 건강 관리를 한결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는 이용자들의 기대처럼, 이번 사업이 전국 곳곳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