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호르몬 ‘아펠린’의 비밀…비타민D가 노인 건강 수명을 연장

국제 학술지 ‘Life Sciences’에 비타민D 근감소증 예방효과 연구 결과 발표
노년기의 건강은 단순히 장수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근감소증은 그 대표적인 위협 요인으로, 근육의 양과 기능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일상적인 신체 활동이 제한되고 다양한 노인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근감소증 예방에 획기적인 접근법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팀은 비타민D가 노인의 근육 기능에 미치는 효과를 국제 학술지 […]
비타민D 섭취에 따른 근감소증 예방 기전 모식도 (자료제공=질병관리청)

노년기의 건강은 단순히 장수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근감소증은 그 대표적인 위협 요인으로, 근육의 양과 기능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일상적인 신체 활동이 제한되고 다양한 노인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근감소증 예방에 획기적인 접근법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팀은 비타민D가 노인의 근육 기능에 미치는 효과를 국제 학술지 Life Sciences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노인이 혈중 비타민D의 적정 농도를 유지하면 운동을 통한 근감소증 예방 효과와 유사한 수준으로 근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마이오카인(myokine)’에 주목했다. 마이오카인은 근육 기능을 조절하고 대사 및 염증 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연구 결과 노화가 진행될수록 마이오카인의 일종인 ‘아펠린(Apelin)’과 그 수용체의 농도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비타민D를 고용량으로 보충하는 실험을 통해 아펠린의 혈중 농도와 수용체 발현이 증가하고, 근육 기능이 뚜렷하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비타민D가 마이오카인의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근감소증 예방에 기여하는 기전이 처음으로 규명된 것이다.

연구를 이끈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노년기에는 신체 항상성 유지가 어렵고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 사전 예방이 필수적”이라며 “운동을 병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비타민D 섭취가 근감소 예방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감소증은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다.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은 물론 낙상과 같은 부상 위험이 높아지며, 이는 곧 노인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에 국내 지자체와 건강지원센터에서는 노인 대상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근감소 예방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운동이 어려운 환경적·신체적 제약을 겪는 노인들에게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한 예방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비타민D가 근감소증 예방과 개선에 중요한 열쇠임을 밝혀낸 이번 연구는 노인 건강증진에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건강 수명을 연장하고, 근감소로 인한 노년기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건강 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비타민D가 단순 보충제를 넘어 노인의 신체 기능을 직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 체계적인 비타민D 섭취 가이드라인과 관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