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조차 없이 현충탑에 이름만 새겨진 호국 영령이여

62회 현충일에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에는 봉안당과 위패판이 있다. 유해는 있으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전사자는 봉안당에 모셔 있고 신원은 확인되었으나 유해를 찾지 못한 전사자는 위패판에 이름만 새겨져 있다.

 
1951년 8월 초부터 1953년 7월 휴전 직전까지 약 2년여에 걸쳐 강원도 인제 서화 계곡 노전평 일대(지금은 군사분계선 이북의 비무장지대)에서는 한국군과 북한군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 이 격전지에서 1952년 9월경 산화한 한 소대장 영령이 이곳 위패판에 모셔 있다.

1952년 9월, 강원도 인제 서화 계곡 노전평 일대 어느 깊은 산골짜기, 지금은 비무장지대인 서화면 장승리에서 한국전쟁 노전평 전투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휴전협정을 앞두고 치열한 고지 쟁탈전으로 뺏고 빼기는 전쟁터, 한 용사 장렬히 전사하다. 겨우 20여 세의 젊은 나이에 조국을 지키겠다고 전쟁터로 달려가더니, 아뿔싸! 미쳐 꽃도 펴지 못한 한 송이 꽃봉오리 되어 적의 총탄에 쓰러졌구나.

피를 토하고 숨을 몰아쉬며 저 하늘을 응시하면서 생의 마지막 순간 무엇을 생각했을까.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한 모퉁이 이름 이름들 그 사이에 새겨져 있는 노전평 전투의 용사 이름. 묘비 하나 없이 덩그러니 위패판에 이름 석 자만 새겨져 있다.

가슴이 메어진다. 마음이 새 하얗다. 빛바랜 사진 속 그 얼굴.
왜 이리 가슴이 아플까. 왜 이리 그리울까.

baejune@silvernet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