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는 한반도 평화시대’라는 명제로 몽양아카데미의 특별대담이 지난 4월 20일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있었다. 대담 주관은 몽양여운영선생기념사업회에서 했으며, 대담 참석자는 한반도평화포럼의 정세현 이사장과 민족문제연구소의 임헌영 소장 이었으며 대담진행은 몽양기념사업회의 이부영 이사장이 맡았다.
사회자 이부영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해방된 이후 분단과 전쟁 그리고 휴전으로 기나긴 냉전시대를 거쳐 오면서 얼마나 많은 혼란과 고난을 겪어 왔는지를 상기 시키고, 그러나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이모양 저모양의 꾸준한 남북의 대화 노력은 있어왔다고 자평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에게 대담을 요청했다.
임헌영 소장은 여기에 왔으니 아부 좀 하겠다며 농을 열고는 임시정부 이후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등장하는데, 몽양 여운형 선생만큼 특출한 분은 없더라고 평했다. 광복 후 군정 때의 비망록을 보면 버치 준장이 좌우합작을 주장한 여운형 선생이야 말로 민족을 생각하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의 한반도 문제는 몽양 사상으로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바통을 한반도평화포럼 정세현 이사장에게 넘겼다.
정세현 이사장은 이제는 제2의 대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문 대통령이 동력을 찾아 미, 북 조정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한반도 문제를 보면 몽양 사상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좌익사상으로 몰았지만, 남북적십자회담으로 시작 된 7.4 남북공동성명 이라든지 그 후 실시된 남북정상회담들은 모두가 몽양의 좌우합작 범주에 들어가는 일들이다. 7.4 남북공동성명을 보면 세계정세가 미 소 데탕트니, 미 중 상해화해니 등으로 강대국에 붙어있던 남과 북이 불안해져서 대화를 했지만, 결과는 북은 사회주의 헌법 개정으로 주석독재를 시행했고 남은 유신개헌으로 유신독재를 실시한 모양이 됐다.
2017년 까지 강공 일변도이던 김정은이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핑계로 대화를 제의했고,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북 미 회담을 이끌어 냈다. 미국은 유엔제재압박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고 하지만, 2017년 미국이 2~3년 걸릴 거라던 북한의 13,000 Km ICBM 개발에 놀란 모양새였다. 급기야 유엔사무처장이 북한을 방문했고, 대립보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석응답에 각료들이 만류하자 오바마와 부시가 잘못한 것은 각료들의 간섭 때문이었다고 단호히 거부했다고 한다.
북한의 상황은 어떠했는가? 김정은 위원장이 박봉주 전 총리를 기용해서 주민의 삶을 개선 할 장마당을 개설했다. 그런데 장마당에서 주민들끼리의 거래로 먹고살기가 나아지니까 군부의 말을 잘 안 듣는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다시 통제경제로 되돌리면서 유엔제재완화를 생각하게 됐다.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무드를 조성하고 4.27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는데, 당시 합의는 불가침 종전선언 그리고 비핵화와 경제발전 이었다. 그런데 6.12 싱가폴 북미회담 합의를 보면 비핵화가 먼저이고 불가침 종정선언이 뒤로 빠졌다. 이 점이 조율되지 않아서 결국 2.27 하노이 북미회담이 합의점을 만들지 못 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제 우리의 역할이 남아 있다. 유엔에 결자해지를 요청 할 필요가 있다. 남북의 분단은 우리의 뜻과 관계없이 외세에 의해 이루어졌으므로 강력히 우리의 요구를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범국민적으로 평화정착을 위한 민간 주도의 운동을 전개할 때, 우리의 정부는 힘을 얻어 국민의 여론을 핑계로 외세들을 설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미국 주도의 비핵화협상을 제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민의 여론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