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사진작가 k씨와 비가 내리고 있는 광주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숙소를 정하고 바로 취침했다.
다음 날 아침 4시 30분에 기상하였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고 구름이 많이 낀 광주 남구에 있는 야산에 6시 도착하니 ‘꿩, 꿩’하고 아침을 알린다.
꿩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업 한다. 가로 약 5m, 세로 2m의 허름한 까만 텐트 안으로 들어가니 암흑천지다. 벌써 서울에서 두 사람이 먼저 300m 단 렌즈를 장착하고 약 10m~15m 전방을 주시하면서 꿩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그 장소에는 6명이 사진을 촬영하도록 구멍을 내어놓았다. 사람의 기척이 있으면 예민한 꿩은 나타나지 않고 직박구리, 비둘기 등 잡새가 먹이를 주워 먹는다.
우리가 동물원에서는 간혹 보았지만, 한 시간을 기다려 야생 꿩을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숨소리만 내고 일체의 말은 할 수 없다. 그래도 산란기를 맞아 장끼가 까투리를 데리고 어슬렁어슬렁 나와서 모이를 주워 먹는 모습은 가관이다.
한 마디로 장끼의 윤기 나는 색상은 너무나 황홀하다. 정신없이 서텨만 누르다 보니 슬그머니 숲 속으로 사라진다.
하루에 6~7회 나타나곤 해가 지면 숲속으로 몸을 숨기곤 하니 우리는 하산했다.
그 다음 날도 6시에 도착하였다. 2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장끼가 3-4번 까투리에게 사랑을 고백하여도 까투리가 들어 주지 않아 짝짓기 장면은 촬영하는데 실패하였다.
오후에는 비가 부슬 부슬 내린다. 하염없이 기다린다. 일행은 2일간 비좁은 움막 텐트에서 보내고 다시 숙소에서 꿀잠을 자고 6시에 기상하여 사진 찍기로 유명한 영벽정과 기차가 7시 21분에 통과하는 찬스를 잡기 위하여 대기하였다. 일기는 좋지 않으나 기차가 지나간다.
세량제의 안개 낀 모습과 수양 벚꽃을 찍으러 도착하니 역시 날씨가 받쳐주지 않는다. 흉내만 내고 다음 기회를 예약하는 안타까움이다.
마지막 코스인 전주 동물원에서 검은 고니와 갓 태어난 병아리 고니를 찍고, 가까이에서 황새를 보고는 신기하다. 잘 생겼다. 해오라기, 오리, 금관조 등을 촬영하고 얼굴을 잘 내밀지 않은 백조를 찍고 오후 4시에 출발하여 부산에 오니 8시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