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의 겨울

바람 소리와 휑한 내장산 산자락에 흰 눈이 덮여 있다. 다듬잇돌에 두 방망이 또닥거려 다듬어진 흰 옥양목 카펫 위를 걷는 양 상큼하다. ‘꽃은 떨어지면 줍는 사람이 없어도 곱게 물든 낙엽은 주워서 책갈피에 꽂지 않더냐.’ 잘 죽는 방법으로 어떤 스님의 말이 겹쳐 생각난다. 차가운 바람도 하얀 눈도 방해물이 아니다. 아름다움이 영원하지 않음을 산 나무는 전신을 드러내 고스란히 보여준다. […]

겨울 내장산으로

봄이 햇살을 이고 살짝 찾아와 기웃거릴 즈음 정읍 내장산은 아직 눈 이불을 덮고 있다. 흰 눈은 깔려 있어 겨울인데 봄이 문틈으로 내다보니 한기가 가신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