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은 빙판길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로, 교통 당국이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행정안전부가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의 절반가량인 1939건이 12월에 발생했다. 이 사고로 95명이 목숨을 잃고 658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도로 상태가 바로 ‘블랙 아이스(Black ice)’다.
블랙 아이스는 눈, 비 또는 서리가 도로에 스며들어 얇게 얼어붙으면서 발생하는 도로 결빙 현상을 의미한다. 아스팔트 색이 짙게 드러나기 때문에 얼음이 육안으로 잘 식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고 차량 이동이 많아지는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된다. 출근 시간대에 도로에 서리가 얇게 얼어붙으면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운전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빙판길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2.4로, 평소 교통사고 치사율(1.4)에 비해 약 1.7배 높았다.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하는 국도의 경우 치사율이 18.7로 가장 높았고, 군도 등 외곽 지역도 도심보다 높은 6.3의 치사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도로 상황에 따라 사고 발생 시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행정안전부는 빙판길 사고 예방을 위해 겨울철 차량 운행 전 반드시 기상과 도로 상황을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다리 위나 고가도로, 터널 입구, 급커브 구간처럼 결빙이 발생하기 쉬운 구역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이 미끄러질 위험이 높은 만큼 급제동이나 급가속을 피하고, 핸들을 급히 조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겨울철 안전운전 요령으로는 스노체인과 같은 월동용품을 상시 준비하고 미끄럼 방지 효과가 있는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황기연 행정안전부 예방정책국장은 “해마다 겨울철 빙판길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감속 운전과 안전거리 확보 등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날씨가 악화된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겨울철 도로 위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운전자들의 사소한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점검과 안전운전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