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통통한 도심 까마귀

쓰레기통을 알고 있다
잘 먹어서 통통하게 살찐 까마귀 이미 봉투를 찢어서 먹기 좋게 헤벌려 놓은 음식물을 골라 먹기만 하면 되는데 ...

 

까마귀의 특징으로 ‘다른 새에 비해 대뇌가 발달해 학습능력이 좋은 새로 알려져 있다. 지능이 침팬지만큼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다음 백과)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 자연청소부이고 잡식성이라는 정도로 알고 농촌 들녘에 까맣게 앉아 날 곡을 찾는 모습을 본 기억 때문에 도시 까마귀는 생소하다.

깍깍대며 교회 첨탑에 앉아 울거나 역삼동 주택가를 선회하는 까마귀 무리가 가끔 있어서 어디에서 무얼 먹으며 어디서 잠을 자는지 매번 나타날 때마다 궁금했지만, 스쳐 지나가는 바쁜 일상으로 잊고 사는데…쓰레기통에서 알짱대는 송장새,

집을 나서자 골목 쓰레기통 위에 음식물이 담긴 봉투 쪽에서 날아오르는 까마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잘 먹어서 통통하게 살찐 까마귀, 깃털이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검은색이다.

사진을 찍으려 멈칫하자 고개를 갸우뚱하고 까만 앙증맞은 눈동자와 마주치자 통신선과 전선 위로 날아갔다.

살짝 숨어 보면서 ‘내려오겠지’ 지루하게 지켜보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어디에 뭐가 있는지 보였기에 보란 듯이 이쪽저쪽 위 아래로 옮겨 다니기만 한다. 이미 봉투를 찢어서 먹기 좋게 헤벌려 놓은 음식물을 골라 먹기만 하면 되는데 …까마귀 입장으로 방해꾼이 있어서 못 먹는다고 원망할지 몰라 그냥 가던 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