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고위급 회담에 나선 미국측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의 등가성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자신들의 핵실험장 폐기는 불가역적이지만 미국이 내놓은 한미훈련 중단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가역적인 조치라는 주장입니다.
핵실험장 폐기의 대가로 한미훈련 중단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북한은 특히 다른 하나로 6.25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선언을 들었습니다.
북한은 또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와 미군 유해 송환이 선제적 조치라는 점을 제기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북미간 다양한 교류도 요구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미국 모두 상대가 내놓은 반대급부가 충분치 않다며 서로에게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다음 단계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대 폐기라던가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 등 이러한 개별적 조치에 대해서 미국에 등가성 있는 행위를 요구할 것인데…”
그러나 미국이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고 북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북미 모두 판을 깰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면서 접점을 찾아갈 여지를 남겨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협상 쟁점과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공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하거나 더 나아가 2차 북미회담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