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8일,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76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21살의 나이에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료진들은 당시 그가 몇 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그 이후 55년이나 생명의 끈을 이어왔습니다.
손가락 두 개를 제외하고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도 호킹 박사의 연구에 대한 열정은 막지 못했습니다.
지난 1966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데 이어 1975년 블랙홀이 입자를 방출하다 증발해 사라질 수 있다는 일명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하며 물리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뛰어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수학 석좌교수를 역임하며 뉴턴의 계보를 이었습니다.
폐렴으로 목소리를 잃는 등 몇 차례 건강상 위기를 겪기도 한 호킹 박사는 이를 극복했습니다.
컴퓨터가 장착된 특수 휠체어를 이용, 안면에 부착된 센서로 문자를 입력해 목소리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화하며 집필과 강연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지난 1988년 발간한 대중과학서 ‘시간의 역사’는 전세계에서 1천만 부 넘게 팔렸고 2000년 발표한 ‘호두껍질 속의 우주’ 도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영국 국민건강보험 민영화를 막기 위해 나서는 등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 / 영국 물리학자> “저는 최고의 의학은 부자에게 제공되고 나머지는 질 낮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이중 시스템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한 그는 지난해 외계 존재의 흔적을 찾는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