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중의 을

나는 프리랜서입니다
프리랜서, 보통 어떤 조직에 속하지 않고 혼자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이들은 혼자라는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당해도 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스스로를 ‘을 중의 을’이라 부르는 프리랜서

 

5년차 프리랜서 오채원 씨는 활동 초기, 계약업체의 갑작스런 잠적으로 동료들과 1천만 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돈을 받아낸 건 1년여에 걸친 소송이 끝난 뒤였지만, 오 씨는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오채원 / 그래픽 디자이너> “그런 일들이 생각보다 좀 빈번하고요. 이번 달에 줘야 되는 건데 다다음달, 한 2~3개월 있다 준다든지…”

이렇다 보니 프리랜서의 월 평균 수입은 153만원,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10명 중 2명은 제 때 보수를 받지 못하거나 평균 260만 원을 체불 당했습니다.

<강종원 / 제품 디자이너> “끝내는 원래 말했던 금액과 다른 금액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너무 빈번한 수정으로 실은 해당 금액보다 더 많이 일을 하게 된다든지…”

절반 가까이는 계약서 없이 일했고, 10명 중 6명은 하루 아침에 일감을 잃었습니다.

<오채원 / 그래픽 디자이너> “아, 정말 나를 사람으로 봐주지 않는구나…그냥 갑을로서 을로만 보는구나라는 생각…”

4차 산업혁명으로 프리랜서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법적 개념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통계는 물론 제도적 안전망도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프랑스나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이러한 변화에 맞춘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종진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작년에 전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뉴욕주의 행정법을 통과해서 프리랜서 보호법이라는 가칭 제도를 만들었고, 사후적으로 차별이나 불공정 계약을 당했을 때 구제하는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조만간 프리랜서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